터미널(terminal)

2021. 4. 25. 15:11Movieee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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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널 (The Terminal, 2004)
미국 / 2004.08.27 / 드라마,로맨스(멜로),코메디 / 128분  

감독 :  스티븐 스필버그  

출연 :  톰 행크스, 캐서린 제타-존스, 스탠리 투치, 치 맥브라이드, 디에고 루나

영화내용(Naver)
: 동유럽 작은 나라 ‘크로코지아’의 평범한 남자 빅터 나보스키(톰 행크스). 뉴욕 입성의 부푼 마음을 안고 JFK 공항에 도착한다. 그러나 입국 심사대를 빠져 나가기도 전에 들려온 청천벽력 같은 소식! 바로 그가 미국으로 날아오는 동안 고국에선 쿠데타가 일어나고, 일시적으로 ‘유령국가’가 되었다는 것. 고국으로 돌아갈 수도, 뉴욕에 들어갈 수도 없게 된 빅터. 아무리 둘러봐도 그가 잠시(?) 머물 곳은 JFK 공항 밖에 없다.

하지만, 공항 관리국의 프랭크에게 공항에 여장을 푼 빅터는 미관(?)을 해치는 골칫거리일 뿐. 지능적인 방법으로 밀어내기를 시도하는 프랭크에 굴하지 않고, 바보스러울 만큼 순박한 행동으로 뻗치기를 거듭하는 빅터. 이제 친구도 생기고 아름다운 승무원 아멜리아(캐서린 제타 존스)와 로맨스까지 키워나간다. 날이 갈수록 JFK공항은 그의 커다란 저택처럼 편안하기까지 한데…. 그러나 빅터는 떠나야 한다. 공항에선 모두들 그러하듯이. 과연 그는 떠날 수 있을까?

주절주절
: '스필버그 감독과 톰 행크스가 만났다.' 단지 이 한 가지 사실만으로도 이 영화는 제가 무조건 봐야할 영화였어요.

우선 이 영화가 스필버그 감독의 코믹 드라마라는 점에서 이전에 그가 보여준 스펙터클한 장면들을 대신할 그 무엇을 찾아보고 싶었고, 제가 좋아하는 배우 톰 행크스의 또 다른 면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영화를 감상하는 데 망설일 이유 따위는 없었어요.

이란에서 탈출한 남자 '메르한 카리미 나세리'라는 인물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영화를 봐서 그런지 작위적인 설정으로 억지스러운 감동을 자아내는 다른 영화와는 달리 한 장면 한 장면을 여과없이 가슴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어요.

위에서 이미 말씀을 드린 것처럼, 저는 이 영화를 감상하기 전에 영화 '터미널'에 대해 배경 지식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 중에 저를 가장 놀라게 했던 것은 바로 영화의 배경이 되는 'JFK 공항'이었어요. 일반적으로 영화를 촬영할 때는 어떠한 장면을 촬영할 장소를 빌리잖아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대여료가 생기구요.
'터미널'의 배경은.. 공항이죠.. 그것도 소규모의 공항이 아닌.. JFK 공항이요. 사실 말이 공항이지.. 거의 이건 소도시적인 공간이죠.
당연히 그 대여료도 엄청날 수 밖에 없을테고.. 현실적으로 공항을 영화 촬영만을 위해 대여할 수도 없구요.
그래서 제작진은 아이디어를 냈다고 합니다. 가장 명료한 게 답이라죠.. 단순한 계산 끝에 영화 제작진은 또 하나의 JFK 공항을 지어버립니다.

믿기지 않는다구요? 물론 믿기 힘든 사실입니다.
이러한 의심 때문에 저는 영화를 보는 내내 쫌생이 영감처럼 주위의 세트장을 살피면서.. -_- 어설픈 곳을 찾아보려고 했다죠...
하지만... 못찾았어요... 그 분들은 정말 완벽한 공항을 하나 더 만들어 버리셨더군요...
버거킹에서 스타벅스까지... 정말 완벽한 공항이었어요.
역시 스필버그 감독.. 이라는 생각... 참 여러가지 의미에서요.. ㅎㅎ

톰 행크스의 연기는... 감히 제가 뭐라고 이야기할 수가 없을 듯 하구요..ㅎ 그냥.. 연기의 천재라는 제 생각을 다시 확인하는 정도였어요.
영화를 보는 내내 저는 톰 행크스로 볼 겨를이 없었어요. 그는 빅터 나보스키였어요.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최소한의 영어문장만을 종이에 적어 다니며, 질문에는 Yes만을 연발하는 크로코지아의 사람이요.
제가 그를 처음으로 보게 된 '포레스트 검프'였어요. 한 동안 전 다른 영화에서 그 배우의 이름을 확인해도 그를 몰라봤어요. 제게 톰 행크스는 포레스트 검프였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렇게 한 인간을 완벽하게 재현해 내고 창조해 해내는 배우. TV라는 바보상자가 있기 때문에 수 많은 배우를 접하며 지금에 이르렀어요. 하지만... 배우라는 직업에, 연기라는 능력에 두려움을 가지게 만든 배우는 그가 처음이었어요. 이런 그의 연기는 이 영화에서도 제게 두려움을 안겨주기 충분했어요..

최근에 <골프 천재 탄도>라는 만화를 다시 한 번 처음부터 끝까지 봤어요. 사실 예전에도 그 만화를 보려고 한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당시에는 그 만화의 주인공인 탄도라는 캐릭터를 마주할 수 없었어요. 그 작가의 특기인 듯... 탄도의 눈은 너무나도 맑게 그려져 있거든요. 또 실제 사람이 그렇듯.. 눈이 맑은 탄도는 언제까지나 순수하게 골프만을 바라봐요. 아무리 주위의 압박이나 견제가 있어도 그들에게 한결같이 맑은 눈빛을 주면서 그들에게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그런 주인공이거든요. 이렇게 맑고 순수한 눈과 마음을 가진 탄도라는 캐릭터를 마주할 수 없었던 것 같아요;; 그때 느낀 것이 무엇일지 생각을 해보면... 부끄러움? 스스로에 대한 경멸?
이런 제가 최근이 되어서야 그 만화책을 제대로 읽을 수 있었거든요. 다소 손발이 오그라드는 만화의 장면 장면, 탄도라는 캐릭터를 여과없이 받아들일 수 있었어요.
갑자기 왜 만화 얘기를 하냐면요.. 이 영화를 보면서.. 빅터 나보스키라는 캐릭터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탄도가 떠올랐거든요.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강인한 근육으로 몸을 보호하는 사람? 돈이 많은 사람? 권력이 있는 사람? 머리가 좋은 사람? 물론 이러한 사람들도 부분적으로는 강한 사람에 속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정말 강한 사람은..  '진심'을 당당하게 내보일 수 있는 사람. 이런 사람이 정말로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위에서 나열한 사람들은 스스로는 강하다고 생각할 지 몰라도 어디까지나 자신의 담장안에서만 살기 때문에 강하다고 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런 담장의 존재를 과감하게 일깨워 주고 함께 담장 밖을 함께 할 수 있는 '진심'을 드러낼 수 있는 그러한 사람이 정말로 강한 사람이지 않을까요?
스스로는 약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고, 또 실제로도 약할지도 몰라요.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진심'을 내비칠 수 있는 진정한 용기가 있기 때문에 그 자신은 주위의 모든 사람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예요. 그렇게 모두 같이 헤쳐나갈 수 있지 않을까요?
세상에서 가장 평범한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그 역시 사람들을 '진심'으로 대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진심'으로 주위를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요. 그저 자신이 의식하지 못할 뿐.. 결국에 마지막까지 남을 수 있는 사람은 그렇게 자신을 지킬 수 있는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진심'. 이것이야 말로 탄도가 저를 부끄럽게 만들었던 원인이었고, 노바스키가 모든 직원들에게 호감을 얻을 수 있었던 원인이었어요. 사람들에게 진심을 다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 영화에서 어리숙하고 보잘 것없는 그런 노바스키는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사람들을 이끌고,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을 얻게 된 것 아닐까요?
아이들은 항상 맑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진심'으로 세상을 받아들이잖아요. 생각해보면.. 사람들은 모두 비슷했던 것 같아요. 세상에 태어난 자체가.. 네, 모두 다 강한 존재로 태어난 거죠. 하지만, 세상이라는 무대와 시간이라는 축에 진정한 의미의 강함을 잃어버리고는 자기만의 담장만을 쌓고 있는거죠. 높은 담장을 쌓은 사람들의 특징이 바로.. 자신만이 강한 사람이라고 착각하는 거죠. 주위를 볼 때 자신은 항상 아래를 내려다 보려고만 해요. 하지만, 사실은 그들도 알고 있죠... 강한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왜냐하면 그들도 처음에는 그랬기 때문일테죠.
JFK공항에서 노바스키가 처음에 받아들여지지 못한 것도 이와 같은 이유 아닐까요? 순전히 주위 사람들은 '진심'을 잃어버리지 않은 노바스키가 강하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고, 자신들이 가진 것들을 노바스키에게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위화감을 가졌기 때문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나이라는 숫자가 커짐에 따라 '진심'이 담긴 것들을 잃어버렸다. 그들이 사회의 절대다수를 차지하기에 '진심'을 간직한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어리숙하게 보이는 것이고 소수자로 남게 되는 것이다. 나에게도 어느새 모든 사람들에게, 모든 주의의 것들에게 진심을 다한다는 것이 힘이 든 하나의 '일'이 되어버렸다. 결코 자연스럽지 못한...

'터미널'은 중반부 이후에 이러한 메세지를 전하기 위해 조금은 과장되고 작위적인 설정으로 스토리를 풀어나간다. 노바스키를 중심으로 사람들은 점차 자신에게도 있었던 노바스키를 발견하고는 그를 인정한다. 이 영화에는 결코 약자와 강자가 없다. 스스로 강하다고 생각하는 강자와 '진심'을 다할수 있는 똑같은 사람들이 있을 뿐이다. 현대 사회에서 가장 필요하다고 여기어 지는 '진심'. 가짜의 마음을 가지도록 권장하는 사회에 꿋꿋하게 맞설 수 있는 진심을 가지라고 이 영화는 나에게 소리치는 것 같다. 짐심으로.. 진심으로 멋진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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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13 13:59:33 에 제 개인 홈페이지에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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